찾아보기
beed(비드), 뉴스레터로 만나보세요.
보험이야기, 보험뉴스를 담아드립니다. 미리 구독하기
life
탄핵 이후 보험 이슈들
2025-04-10

길고 긴 시간이었다. 고심 끝에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헌정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탄핵안 가결, 대통령 파면은 금융, 보험시장에 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증폭되었던 불안의 소폭 감소

작년 12월 탄핵안 가결 이후 금융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금리와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보험사의 자산운용 전략에 타격을 주었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했다.

이렇게 파도치는 환율 분위기 속에서 환율 급등을 노린 달러보험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 열기는 그대로 이어져 2024년 11월까지 달러보험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증폭되었던 국민적 불안은 파면 결정 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약간 수그러든 모양새다. 원 달러 환율의 일시적인 하락과 함께 코스피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파면 직후에 하락했던 원 달러 환율은 다시 상승했고 이러한 금리의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면으로 안정을 찾아가나 싶었던 대한민국은 국내 정치 상황의 불안은 줄어든 것은 확실했지만 트럼프의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침체는 이러한 정치적 불안감 해소 효과를 빠르게 상쇄시키며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결국 내린 자동차 보험료

작년 말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탄핵 정국으로 중단되었던 자동차보험료 인상 논의는 인상이 아닌 평균 0.8% 인하로 귀결되었다.

이상기후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청에 따른 것으로 여러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요청에 반응하며 보험료가 인하된 것. 하지만 4년간 계속 인하되어 온 자동차보험료는 2024년 기준 4년 만에 자동차보험 손익 적자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탄핵 및 경기 침체로 인해 잠시 논의가 중단되었으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계속 문제로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보험 해약, 보험 대출

지난 계엄령 선포는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경제에 직격탄이 되었고 4개월이 지나서야 파면이 결정되었지만 예상보다 길어진 탄핵 판결에 기나긴 경기 침체를 타파하는 데 파면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지난해 집계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해약 환급금과 효력상실 환급금(보험료 납입을 중도에 중단했을 때 지급하는 환급금)은 전년대비 각각 14.8%, 13%로 증가했다.

보험계약 대출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증시와 환율처럼 단기적인 효과가 반영되는 수치와 달리 침체된 경기는 단기간의 변화가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완전히 공백이 되어버린 보험정책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실손보험 개편, 비급여 관리, 연금개혁 등 주요 정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현재 준비 중이던 주요 보건복지 정책들은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지 뚜렷한 진전 없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이 6월 초로 잡혀있지만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게 될지.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이전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을 어떻게 바라볼지 알 수 없어 앞으로 보험사의 정책 대응 및 중장기 전략 수립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에 놓여있다.

이제 겨우 한 고비를 넘긴 셈

그럼 앞으로 보험계는 어떠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왔지만 이번 사태가 만들어낸 문제들을 해결하기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우선 앞으로 자리하게 될 새로운 정부의 출범까지 불안한 정치, 시장 상황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어 이미 정책 공백, 소비자 불안, 시장 구조 변화 등 여러 복합적 요소에 동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경기가 나아지길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 보험사들은 해약률 증가와 소비 심리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소액 단기 보험, 맞춤형 보장성 상품 등 고객 부담을 낮춘 상품군 개발에 집중하고 디지털 전환의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적 긴장도가 높아진 상태지만 보험은 위험을 줄이고 안정을 지키는 도구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불안해진 마음에 무작정 보험을 해지하기보다는 자신의 보장을 점검해 보고 현명하게 유지하는 전략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